이혼을 앞두고 가장 흔한 불안 중 하나입니다. “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리는 것 같은데, 어떻게 막죠?” 한국법은 이런 상황에 쓸 수 있는 도구를 여러 개 두고 있습니다. 순서대로 보겠습니다.
1단계 — 재산을 “묶는” 보전처분
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것은 가압류·가처분 같은 보전처분입니다. 재산분할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해 상대방 명의의 부동산·예금·급여 등에 가압류를 해두면, 상대방이 그 재산을 함부로 처분·인출하기 어려워집니다. 다투는 동안 재산이 사라지는 것을 막는 가장 시급한 조치이며, 은닉·처분 정황이 보이면 본안 소송보다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.
2단계 — 숨긴 재산을 “드러내는” 절차
상대방이 재산을 밝히지 않을 때 쓰는 절차도 있습니다. 가사소송 절차에서는 당사자에게 재산상황을 명시하도록 하는 재산명시, 그리고 금융기관·공공기관 등을 통해 재산을 조회하는 재산조회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. 법원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재산 목록 제출을 거부하거나 거짓 목록을 내면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. “모른다”로 버티는 전략이 항상 통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.
3단계 — 이미 빼돌린 재산은 분할에 “되돌려” 반영
문제는 이미 처분되었거나 명의가 넘어간 재산입니다. 재산분할은 분할 시점에 현존하는 재산만이 아니라, 당사자 일방이 부당하게 감소시킨 재산도 사정에 따라 고려될 수 있습니다. 법원은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할 때 “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”을 참작하도록 하고 있으므로(민법 제839조의2 제2항), 혼인 파탄을 전후해 합리적 이유 없이 빼돌린 정황이 입증되면 그만큼을 분할 산정에서 되살리는 방식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.
특히 비상장 주식·사업체 지분처럼 가치 산정이 어려운 재산은 고의로 평가를 지연시키거나 저평가하려는 시도가 잦습니다. 이런 사건은 회계·세무적 쟁점이 결합되므로, 초기에 자료 확보 전략을 세우는 것이 결정적입니다.
시간이 핵심입니다
한 가지 더. 재산분할 청구권은 협의가 되지 않으면 이혼한 날부터 2년 내에 행사해야 하고, 이 기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(민법 제839조의2 제3항). “일단 이혼부터 하고 재산은 나중에”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한 이유입니다.
은닉이 의심되는 사건은 속도와 순서가 전부입니다. 무엇을 먼저 묶고, 무엇을 드러내고, 무엇을 되돌릴지 — 이 설계를 사건 초기에 정확히 하는 것이 결과를 가릅니다.
